점
by RomanticPanic
세상은 언제나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고, 우리는 그것의 시작과 끝을 모른 체로 그저 어느 중간 부분에 서서 이렇게 하기로 하자라고 합의를 하며 살고 있었다. 그것들을 모아, 배우기로 했고, 세상의 법칙을 중간에서 이해하려고 무던히 노력을 했다. 그리고 세상을 다 알 수 없었기에, 우리는 삶에 대한 나의 방향을 결정해야 했다.
나의 첫 시작은 아마 점, 점에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쿼크나 기타 등등의 단위가 아닌, 관념과 실제, 이상적 세계와 실존적 세계가 닿는, 그러면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시도가 아마 점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3차원적 세계, 2차원적 세계. 1차원적 세계. 그리고 그런 시작 점. 나는 점에 대해서 정의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작고 둥근 형태를 가지고 있는 어떠한 것. 그러한 계열. 동그라미과. 하지만 정확한 동그라미라고 할 수 있나? 둥근 형태. 점은 관념적인 것인가? 그러다가 점은 실존하는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분류의 영역을 넘어 실체화된 정의를 떠올린 시점이었다.
나는 점을 규정할 수 없다. 점은 실존하는가? 실존한다면 점을 측량할수 있나?
점을 규정하는 순간 그것은 나눌 수 있는 형태가 되어버린다. 그것을 반으로 자르면, 그것은 점일까? 반으로 자른다면 그것은 이내, 선이 되고, 선을 이야기하는 순간, 이미 점은 무수히 많은 것들의 집합이 되어있다. 그렇다면 선도 규정할 수 있을까? 선도 관념적인 것인가? 점과 선을 생각하며, 선은 점이 이동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 순간부터 우리는 또다시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점의 나열, 점이 이동한 것. 무수히 모인 점들…
이렇게 우리들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은 사실 대부분 알 수가 없다. 그저 우리는 그것의 중간 부분만을 잠깐 스쳐 알고 있을 뿐. 그저 우리가 이건 1cm라고 하는게 어때? 그럼 그 1cm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이건 1L라고 하는게 어때? 라며 그것들을 그렇게 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봤기에 우리는 그것이 1cm이고 1L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우리는 그것의 시작과 끝을 모르고, 관념과 실존에 뒤섞인 체로 우리는 어느 중간지점에 서서 그것을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본 것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대다수의 것들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동을 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양자역학이라는 것을 모두 이해한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반도체를 만들었고, 통신을 했고, 세포는 분화했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합의 속에서 그 중간부분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세상을 연구한다.
그래서 나도 이 우주의 일부니까, 아직 잘 알지 못하니까, 누군가 나의 신념에 대해 물었을때 나는 어느 순간부터 ‘그냥, 내가 이렇게 하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나에 대해서도 무엇인가를 잘 모르고, 어느 중간부분만을 알고 있는 듯 했으니까. 그래서 그것은 나와 나의 합의였으며, 넓게보자면 우주의 일부와 우주의 일부가 본 합의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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