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운전
나는 비 오는 날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짙은 여름의 어느 날, 안과 밖의 괴리된 습도와 온도. 그리고 소리. 항상 차안의 공기는 서늘하고도 조용했다. 톡톡 창문을 두들기는 빗방울들, 작게 들려오는 라디오, 그리고 조용한 배기음. 가만히 주변을 둘러보면, 빗방울들은 어느새 톡 소리와 함께 깨지고는 다시금 아래로 흘러내린다.. 아마, 내가 이러한 순간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대한 추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 오는 날이면, 어린 자식이 비를 맞고 흠뻑 젖어 집에 들어오지는 않을까, 우산은 챙겼을까, 바람에 우산이 날라가진 않을까, 어두운 하늘에서 차들이, 어린 자식이, 서로를 못보면 어떡하나. 그러한 걱정에 어김없이 차안에서 전화를 하시던 아버지. 나갈때면 어디든지 데려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