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순간
RomanticPanic
하늘은 파랬고, 우리는 초록색에 뒤덮혀 웃고 있었다. 여름이 끝나갈 때쯤, 하늘의 색이 짙어질 때쯤, 우리는 푸르른 들판을 거닐었다.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손가락 사이를 휘감았고, 발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초록빛 새싹들이 발가락을 간지럽혔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누군가가 등을 떠민듯이 바람이 세게 불때도 있었고, 그렇게 바람에 떠밀려 앞으로 나아가니, 우리는 마치 이 풍경속에 일부가 된 것만 같았다. 우리는 엉거주춤하게 서있다가 서로를 보고 웃었고, 푸르름에 떠밀려 한발자국씩 걸을 때마다 그 간지러움에 못 이겨, 까르르 웃곤 했다. 지독했던 여름은 끝났고, 지독하게 추울 겨울이 오기전, 우리는 이 순간들을 사랑했다. 시원한 바람에, 푸르른 하늘에, 간지러운 초록에. 우리는 꿈을 꾼 듯이 웃었고, 하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