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독한 여름을 견디고 있었다.
RomanticPanic
우리는 지독한 여름을 견디고 있었다. 커튼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이 동아리방을 데우고 있는 어느 여름. 우리는 하릴없이 동아리방에 앉아 그 지독한 햇빛을 사이에 두고 책을 읽고 있었다. “그래서 헤어진 거야?” 오래된 선풍기 소리 사이로 나는 조용히 이야기를 건넸다. “뭐, 견딜 수가 없던거지.” 그녀는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대답했다. 정말로 별것 아닌 일상의 대화처럼. 그녀의 목소리에는 어떠한 무게도, 망설임도 담겨있지 않았다. 마치 여름의 햇살이 당연하다는 것과 같이. “너는?” 그런 그녀의 물음에 나는 읽던 책을 잠시 멈추고는 생각을 가다듬었다. “좋은 사람이라 만나는 건, 뭔가 이기적인거 같아.” “좋아한 거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