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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김광민 - The end of the world - 두 번째 나열

멜로디가 따스하게 올라온다. 나의 모든 것을 감싸 안아 줄 것만 같은 느낌.
이제는 그만 나에게 모든 것을 내려 놓아도 좋다고 한다.
그래,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그것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는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드리며, 그냥 따스한 멜로디에 몸을 맡긴다.
길게, 부드럽게.
모든 것은 나의 손에서 사라져가고
나는 오래된 사진기로 그것을 찍는다.
오래된 사진기 속의 필름은 어두운 빛을 띄웠지만, 그 느낌하나 만큼은 온기가 느껴진다.
나의 마지막 세계는 모든 것을 포옹하고 그것은 여러개의 빛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아직은 그 멜로디는 따스하다.
아마도 이 세상이 다 사라져갈 때까지 따스하겠지.
나는 그것을 아무 장벽없이 받아드렸다.

아마도 나의 마지막세계는 아주 따듯할거야.
그래, 나는 나의 마지막에 조용한 작은 미소를 세상의 끝이 놓겠지.
세상의 끝엔, 나의 힘없는, 아니, 만족하는 작은 미소가.
나의 끝엔 이 작은 것이라도 만족하는 내가.

 

 

200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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