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만지기
RomanticPanic
고양이를 봤다. 우거진 잡초로 뒤덮은 길 한 가운데 앉아있는 고양이. 고양이는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 내가 잡초길을 지나가자, 녀석은 길 한가운데에 앉은 체로 물끄러미 나를 처다보았다. 그리고 오는 짧은 적막. 정말로 녀석이 나를 기다렸는지, 아니면 그의 주인을 기다렸는지, 아니면 단순히 인간의 손길을 기다렸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녀석이 무척이나 반가웠고 오랜만에 녀석의 손을 붙잡고 놀고 싶어졌다. 만져도 괜찮은걸까 녀석의 꼬리가 계속 하늘을 향했다가 바닥을 친다. 벌래가 녀석을 귀찮게하나보다. 나는 조심스럽게 녀석에게 손을 내밀어보지만 녀석은 그저 나의 눈만을 계속 쳐다본다. 약간은 졸린 듯한 녀석의 눈에 비친 나의 손가락들은 하염없이 초라해보이지만, 나는 나의 이 초라함에 녀석이 양념을 쳐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