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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anic
비오는 거리에, 잠시 눈을 감는다. 빗방울이 닿지 않는 이곳과 비만이 가득한 세상. 비는 이성과 감성을 단절시켜 놓는다. 수면제를 먹으면 잠이 오듯, 비는 강제성을 띄며 이성과 감성을 분리시켜버린다. 보슬보슬 내리는 차가운 비와 따듯한 옷 사이에선 감성을 만들어내었고, 감성은 이성으로 단단해진 몸을 연약한 피부의 모습 그대로로 내비추어 버렸다. 비오는 날의 상처를 보통 때보다 더욱더 깊이 패이며, 그 살점에 맺힌 피 한 방울 한 방울까지도 온몸으로써 느끼게 해준다. 상처를 헤집고 다니는 비릿한 웃음이 공기 중을 떠다니고, 이내 젖었던 감성은 묵직한 두려움으로 모습을 뒤바꾼다. 저릿한 팔과 비릿한 피내음이 공기 중을 떠돌고, 답답한 듯 촉촉한 공기가 폐부를 찔러온다. 사랑을 하면 더 잘 느낄줄 알았던 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