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뼈만 남는게 아닌가 싶어.
RomanticPanic
다리를 다친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느 미드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며 집안을 돌아다닐 수도 있고, 가만히 쪼그려 앉아서 컴퓨터를 하나가 지팡이 손잡이에서 나는 나무냄새를 맡고는 미친년처럼 낄낄거릴 수도 있으니까. 물론 집에서만 그럴 수 있는 거다. 밖에 나가면 목발이라는 녀석이 나의 겨드랑이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깊은 상처를 내버리니까…. 지팡이가 껴들 틈이 없다. 거기다가 지팡이가 밖에서까지 나를 따라 온다면 더러워질 나의 집은 어떡한가. 지금도 나는 한쪽 발을 쪼그린체로 노트북 모니터를 응시하며 지팡이 손잡이를 코에 갖다대고 있다. 이상한 나무냄새. 그러고는 약 먹는데 절대 먹지 말아야 할 술을 모니터 옆에 놔두고 있다. 먹을려고…. 와인. 먹어본지 오래됐다. 맛있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