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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드는 이야기(하이퍼텍스트 소설)

메론빵

 

 

 

 

 

 

 

오늘도 주변을 둘러본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을까,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하는 걸까. 오늘은 어떻게 만나야 하는 걸까.
그저 하루를 멍하니 일을 하다가도, 커피를 마시다가도, 가게 주변을 둘러본다. 어쩌다 테이블을 치우다가 울리는 방울소리는, 그저 가슴을 뜨겁게만 만든다. 그일까. 이내 들려온 다른 색깔에 그저, 안도의 한숨인지 모를 한숨을 조그맣게 내쉰다. 처음 그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날이 언제었는지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가끔씩 멈춰서 생각을 한다. 그가 오늘 만난다면, 나는 그에게 첫 이삿말을 어떤걸로 해야하는 걸까. 아니면, 조용히 다가가 오늘은 그에게 어떤 이야기 건네볼까. 혹은 어떤 타이밍에 그에게 이야기를 해야할까. 그런것들이 나의 머릿속을 즐겁게도, 괴롭히게도 했다.
딸랑.
맑은 종소리와 함께 여러 색깔이 들려온다.
민트색, 주황색, 검은색, 노란색, 흰색.
여러 색깔들이 춤을 추며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어떤 것을 주문하시겠어요?”
서성거리고 있는 색깔들 사이로 빠르게 들어가 그들에게 물었다.
“음...”
색깔들이 실눈을 뜨고 높은 곳에 위치한 메뉴판을 들여다본다. 그중에서 하늘색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제일 맛있는게 뭐에요?”
“이런 날엔 갓 구워진 빵에 스프죠”
차가운 가을비에 젖은 그들의 어깨를 보며 나는 싱긋 웃었다.
“그런 메뉴도 있어요?”
“오늘 같은 날을 위한 특별 메뉴에요.”
색깔들은 빙그래 웃으며, 따듯해지는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그중에서 흰색은 갓 구워진 메론빵에 따듯한 우유를 주문했는데, 너무나도 메론 향이 너무나도 침을 고이게 만들어, 앉아있던 카페 손님들까지 메론빵을 하나씩 주문하러 카운터 앞에 줄을 섰다.
“향이 너무나도 좋네요.”
어느새 들어온 그의 색깔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오, 오셨네요.”
“네, 그런데 이 달달한 향은 뭐죠?”
나는 빙그레 웃었다.
“메론빵이요.”


 

 

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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