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RomanticPanic
비가 눅눅하게 오던 날. 아무도 없는 카페에서 나는 조용히 커피를 홀짝였다. 내 나이 38. 이런 카페에 혼자오기는 조금 그런 나이지만, 뭐 어때. 라는 젊은 기분으로 창밖을 쳐다봤다. 투둑투둑하는 빗소리가 창문을 때린다. 빠르게 날아와 천천히 흘러내리는 빗방울. 늙은 오후의 저녁은 언제나 쓸쓸할 따름이다. “멋쟁이 아저씨네요”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계속 커피를 홀짝였다. 이 가게의 유일한 종업원인 그녀는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을 좋아했다. 아니, 그녀는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을 좋아했다’가 더 적당할 듯 싶다. 언제나 그녀는 나에게 이런저러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으니까. 오늘도 아마 자신의 따분한 인생에 대한 상담이나, 어린 아가씨(자신을 말하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