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苦毒)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하이퍼텍스트 소설)

2017. 10. 19.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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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2. 고등학교 이야기 ->2. 이미 잊은지 오래 ->1. 모카케이크 -> 3.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새벽녘에 개운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어둑어둑한 불빛으로 언뜻 보이는 시간은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그의 의지에 반한 그의 몸은 지금의 개운함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길 거부했다.
‘늙어서는 잠이 없어진다는데, 그게 딱 내 꼴인가.’
그는 스스로에게 비웃음을 날리며 샤워실로 향했다.
이렇게 된 거, 일찍 준비해도 나쁘진 않으리...
하지만 상쾌함도 잠시, 물줄기 사이로 나오는 습한 기운이 그의 개운했던 몸을 눅눅하게 만들어버렸다.
‘사실 혼자라는 건 매우 쓸쓸한게 아닐까.’
조용한 새벽의 시간 탓일까, 물줄기 사이로 느껴지는 따듯함이 그가 혼자라는 사실을 더욱더 깊이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내, 그것이 독처럼 온몸으로 퍼지기 전에, 그는 그것에서 발버둥치려는 듯, 얼른 물줄기를 닦고 거실로 향했다.
이런 답답한 마음이 새벽의 상쾌한 공기와 맞닿으면, 기분따위 쉬이 날려버리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에게 더욱더 고독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새벽녘의 어두운 파란 하늘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아무도 없는 세계를 떠올렸고, 그 세계를 군데군데 작게 비추는 주황색 불빛들은 그 세계를 오히려 더욱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그 온기가 가득할 것만 같던 주황색 불빛사이에도, 따듯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두운 거실에 홀로 서있는 그에게, 불어오는 차가운 새벽녘의 바람이 그의 온몸을 한번씩 훑고 돌아다니며, 몸에 남아 있는 작은 온기마저 빼앗으려는 듯이 그에게 강하지만, 섬세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몰아쳤다.
그 순간. 그는 고독한 슬픔에 젖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혼자라는 건.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쓸쓸한 고독(苦毒)이었다.
온기. 그에겐 그것이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1.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끼려는 듯 커피를 따라마셨다.

2. 고등학교 앨범을 펼쳤다.
3. 하지만 애써 무시하고 회사로 출근했다.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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