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나열, 감정의 나열

2017. 10. 19. 06:24

  무거운 공기. 목 조르는 햇빛. 멀미나는 노을.
  토가 나올 것만 같다. 무거운 공기는 나의 가슴을 짖누르고, 미친 햇빛은 나를 천천히 열로 나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하늘에 떠 있는 노을빛은 가만히 있는 나에게 구토를 유발시킨다.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어 숨통을 틔우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차가운 바람이 싫은 나의 피부는 그것을 거절한다. 주인이 죽어가는 것도 모르는 체로.
  가만히 누워서 죽음을 맞이하자니, 미친 햇빛이 나를 익혀 버린다. 그래서 약간 햇빛을 피해 앉아 죽음을 맞이하자니, 가만히 있는 내가 너무나도 답답해 보인다.
  내가 꿈꾸는 삶이 이런 삶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무료한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맥앓이 없는 모습이 아니었는데. 일은 풀리지가 않고 혼자 무언가를 하자니 너무나도 능력이 없다.
  꿈만 많은 인간은 노을빛을 먹고 산다. 활동의 끝나는 시간과 활동의 시간사이에서 그는 후회를 느낀다. 꿈을 이루려는 필사적인 인간은 형광등을 먹고 산다. 그는 노을빛을 먹은 적이 별로 없다. 다만, 어둠을 먹고 살 뿐이다. 꿈만 많은 게으른 인간은 언제나 남들의 활동의 끝나려는 시각에서부터 좌절감을 느낀다. 오늘은 내가 한게 뭐가 있지? 나는 열심히 살고 있나?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거지?
  씁쓸하다. 무엇부터 해야될지를 모르겠다. 그는 오늘도 자신을 저주하고 하루를 저주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다. 잠잠한 이 세상을 한번 뒤집어라도 보겠다는 듯이. 하지만 너무나도 거대한 세상의 모습에 자신이 난리를 쳐봤자, 아무 득도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온다. 그는 집에서 울고 있다. 나는 왜 사는거지? 난 어떡해야 되는거지? 오늘도 아무 일도 없이 그저 인생만 축내며 하루를 보냈다. 뭐라도 해야겠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를 모르겠다. 세상에 답이 없다하지만, 선택지만을 보며 답만 구하며 산 그에게 세상은 너무나도 어려운 주관식문제를 던졌다. 그는 여전히 집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물어뜯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비관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오늘도 똥만 생산했다.


이글루스 가든 - 영화 제목으로 글쓰기 15제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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