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감

나열, 감정의 나열

2018. 1. 7. 05:07

 

 

  산다는 게 정말 무엇인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지 꿈을 꾸는 것이 단순히 먹고 산다는 것으로 바뀌었을 때, 어느 순간부터 꿈이라는 것에 대한 희망을 잃었을 때, 나는 길을 잃고 방황하고 말았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승리한번 얻지 못한 채, 나는 항상 패배 속에서 좌절감만을 얻어야 했다. 스스로의 만족감이 이끌었던 지난날들에, 말 하나하나에도, 행동 하나하나에도 자신감에 부풀어 막연한 승리감에 도취되었던 지난날들에. 나는 패배를 하며, 패배 속에서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 어린 날들의 무모한 도전과 그 무모한 도전들을 이끌었던 자신감들은 이제 하나하나씩 저버렸고 이제는 패배만을 기억한 체, 글을 쓴다. 나는 이제 패배만을 스스로 기억하며, 삶에 대한 것들을 하나씩 놓게 되었다. 이제는 추운 겨울날 하늘을 바라보며 크게 한숨을 쉬고는 다시 길을 걸어간다. 보이지 않는 미래 속에서 얼마나 나는 나의 삶을 또 놓게 될 건지. 과연 이 삶은 아름다울까인지를 곱씹으며.

 

  차가운 바람이 여민 옷깃 사이로 들어올 때. 추위에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 어두움만이 느껴질 때. 세상 사람들과의 단절된 거리가 가슴으로 느껴질 때.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그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때.
  가끔 흘러가는 시간들이, 세월들이 아쉬운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시간에 열중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이 삶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때.
  수 많은 마음들이 그저 지나가는 장난으로만 치부될 때.
  나는 추운 겨울날, 크게 한숨을 내쉬고만다. 삶, 따스함. 행복함들이 사라져버린 나의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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