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에 꾼 토끼꿈.

나열, 감정의 나열

2017. 10. 19. 06:16

엊그제 참으로 이상한 꿈을 꿨어. 두 꿈이 이어진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한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꿈이었지. 일단 꿈이 두개라고 생각하고 말해볼께. 첫번째 꿈은 내가 토끼를 기르는 꿈이었어. 아주 작고 귀여운 토끼. 나는 그 토끼를 엄청 좋아했지. 매일같이 밥을 주고 쓰다듬으며 길렀으니까말야. 그러던 도중에 갑자기 지하철을 타고 가는 일이 발생했어. 어쩐지 그날따라 토끼가 내손에 없더라? 조금 허전한 기분이 들었지. 그런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지하철이 멈춘거야. 그리고 누군가가 말했어. 아니, 내 느낌이었지. 무언가가 지하철에 갈린거야. 그래서 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웅성웅성. 
무언가가 분명하게 지하철에 갈려 죽은거야. 나는 멀리서 그 사람들이 몰려든 것을 보고 있었어. 그러다가 그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지. 그리고 그 순간 느낌이 왔어. '나의 토끼가, 나의 사랑스러운 갈색토끼가 갈렸구나..' 나는 멍하게 모여든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쪽으로 걸어갔지. 하지만 그곳에 다다르기전에 내발이 무언가 작은 돌멩이 비스무리한 것을 밟았어. 그때 직감적으로 느꼈지.
'이건 내 토끼의 머리네?'

그리고 그 꿈은 끝이 났어. 




그리고 시작된 그 다음꿈은 아무도 나가는 길을 모르는 빌딩에 나와 내 동료들이 있는거야. 이 미로같은 빌딩 꼭대기를 올라간 사람은 이곳을 나갈수 있다는 이상한 확신이 드는 이상한 꿈이었지. 그것도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 하지만 다음층을 올라가는 길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미로같아서 아무도 길을 찾지 못하는거야. 하지만 여기서 그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지.
꼬마아이.
우리 일행이 아닌, 이곳에 살고 있었던 아이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머리는 그 설명을 듣지 않고도 이미 알고 있었더라구.
여튼 꼬마아이는 나를 무척 따랐어. 그 꼬마아이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었지. 그리고 왠지 나는 이 꼬마아이를 소중히 대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묘하게 우리 둘 사이에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었지. 여튼 그래서 나는 아이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을 인도했어. 이상한 곳에서 길이 나오고, 복잡하던 곳이 단순해지고. 우리는 점점 한층, 한층을 올라 위로 올라 갈 수 있게 되었어. 그러던 도중에 다른 일행을 만났지. 그런데 그들은 매우 호전적인 사람들이었어. 그들은 우리의 행동을 말리고, 다음 길을 물으며, 안가르쳐주면 죽일듯이 대했지. 나는 직감적으로 우리가 더 먼저 올라가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 그들이 우리에게 해꼬지를 할 것을 알고 있었지. 그래서 도망쳤어. 그리고 그들을 피해 다음층으로 갔지.
파란하늘이 거대한 창문을 통해서 보였던 걸로 기억해. 그래서 우린 거의 마지막에 다왔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꼬마아이의 인도에 따라 우리는 어느곳으로 향했지. 그 아이는 그곳에 다음층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어. 그래서 문을 열었지. 그 안에는 와인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는 하나의 방이 존재하고 있었어. 아주 어두운 곳이었지.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건 어두운 와인빛 뿐만이 아니었어.
찢어진 토끼그림.
찢어진 토끼의 부위에는 내장그림이 그려져 있었어. 마치 따로 분리된 발과 그 뼈와 힘줄을 그려 오려놓은 것만 같았지. 그런 그림들이 방 구석구석에 토끼가 먹이를 착각하고 폭탄이라도 먹은 듯이 퍼져서 있더라구. 그리고 깨어났지.


그런데 깨어서 처음 든 생각이 그 빌딩의 분위기가 내가 옛날에 자주 꿨던 꿈에서 나온 빌딩의 분위기와 매우 흡사하다는 거야. 그리고 잠시 후에 든 두번째 생각은 그 길을 안내하던 꼬마아이의 분위기. 그 느낌은 첫번째 꿈에서 내가 애정을 쏟아 기른 그 토끼와 똑같다는 거였지.
어때? 이 꿈이 무엇을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해? 그냥 개꿈일까?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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