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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드는 이야기(하이퍼텍스트 소설)

고등학교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 -> 2. 고등학교 이야기

                           

 

 

 


"음……. 아, 재미는 없어."
내가 적당한 타이밍에 말을 자른 걸까. 그녀는 불을 부풀리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괜찮거든요?"
"하하.."
늙은이의 이야기가 재밌기라도 할까. 아니, 그것보다 이 이야기가 재밌기라도 할까.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녀의 다시 부푼 볼을 보고는 입을 열었다.
"내가 고등학교때……"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나는 그저 내신이라는 족쇄에 속박된 인간이었다.
내신. 그것은 친구들과 어떠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더라도, 선생님의 단 한마디에 모두들 입을 굳게 다물게 하는 마력을 가진 도구였다. 그 도구는 언제나 학생들을 바른길로, 열심히 공부하도록 만드는 좋은 도구였지만, 어찌보면 그것은 우리들을 모두 획일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도구였다.
언제나 아이들은 그 내신, 수능, 대학이라는 족쇄들에 차여 움직였고, 우리들은 모든 것을 암기하는 기계인양,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모든것을 입에 달고 살았다.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우리에게 주어진 문제는 똑같은 생각으로, 똑같은 감성을 가지고 풀어야 했고 그 같음에서 벗어난 다름은 틀림으로, 창의적인 아이가 아닌 낙오자로써 삶을 살게 만들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수능이라는 벽이 커보였는지……. 사실은 대학이라는 것이 그렇게 커다란 인생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도, 우리는 미친듯이 대학이라는 하나의 이상향을 바라보고 미친 듯이 굴복했다.

"그래서 나는 졸업식날 막 울었어."
나의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재빠르게 질문했다.
"왜요?"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짤막한 답을 그녀에게 내놓았다.
"현실이라서."
"예?"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 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동안 꿈을 꾼것도 아닌데, 현실이라서라뇨?"
"꿈. 그래, 나는 아마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지."
학창시절에 대한 동경. 그것은 나만의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너도 잘해. 추억도 많이 쌓고."
"네?"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의 충고에 그녀가 이해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저씨는,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본 문학청년이라서 학창시절에 대한 꿈이 많았어. 언제나 고등학교 생활은 소설이나, 영화, 만화책에서처럼 로맨스가 피어나고 땀내나는 우정이 필줄 알았더든."
"그런데 없었다구요?"
"응 아무것도 없었어. 추억은 그저 평범한 일상뿐, 무언가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그런 추억같은 거는 하나도 없었지."
그녀는 살짝 충격을 받은 듯, 잠시 내 앞에서 생각에 잠겼다. ……너는 있을까. 나는 생각에 잠긴 그녀를 바라보며 어쩌면, 어쩌면 그녀에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그녀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재밌는 추억을 만들어가는 인간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잠시 기다려도 그녀가 되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나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울었던 거야. 정말 억울했거든. 그 졸업식이라는 짧은 순간까지도 나는 바랬었어. 땀내나는 추억은 아니더라도, 가슴 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작은 짝사랑이라도 피어오르기를 말야."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짝사랑!?"
그녀가 묻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짝사랑이라는 단어에 나는 그만 웃긴 나머지 픽하고 웃고 말았다.
"응"
"헤에- 아쉬운가보다, 아저씨. 안 아쉬워요? 지금 그때로 돌아가면 솔직히 고백하고 싶죠? 네? 솔직히 아쉽지 않아요?"

 

 

 

                            
1. 아쉽다.

2. 이미 잊은지 오래
3. 대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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