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단 막걸리

나열, 감정의 나열

2025. 6. 17. 19:14


  안녕하세요
 저는 한민국 강서구 사는 김하나라고 합니다. 과거, 저는  TV 광고 회사 스튜디오팀의 기획자이자, 영상전반을 담당하는 직원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국내에 많은 기업들이 SNS 통한 마케팅 많이 하다보니, 저도 B급영상부터 멋진 제품 컨셉 촬영까지 다양한 일들을 많이 했었죠.

 

  그러다보니, 어쩌다 운좋게 회사가 잘되어, 많은 신입직원들을 뽑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희 팀에 세명의 신입이 배정되게 되었었는데요. 급한 사세확장이다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일에 지쳐 그만두게 되었고, 한명은 친해질만 하니, 갑작스런 부서개편으로 인해  부서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팀은 일손이 매우 부족한데도, 결국  없는 기존 직원들과 신입하나로 업무를 진행해야 했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윗선에서는 데드라인을 맞추지 못하는 저희를 쪼았고, 저희는 인원이 다시 충원이 될때까지 힘들게 서로의 업무를 도와가며 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당연한 수순으로, 저희 신입은 많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신입이  알겠습니까. 그저 저희에게 작은 손하나만 빌려주면 다행인걸요. 하지만 업무가 넘쳐나다보니, 신입이 신입답지 않은 업무를 처리해야  일들이 생겨 결국 위태롭게 작두를 타듯이 업무를 처리하다가 결국엔 많은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과장님이  신입을 갈구게, 아니,... .... 타이르게는 아닌데.. 하여튼... ... 쪼았습니다.

 

  하지만, 신입을 쪼면, 뭐가 나오겠습니까. 그저 신입은 마음의 상처와 '내가  회사를  다니지?' 하는 자괴감만을 받게 되버리죠. 하지만 저희 팀은(과장제외) 모두 고생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회사에서 맛있는 커피도 사다주고 도넛, 마카롱 등등 신입에게 많은 위로의 선물을 서로서로 번갈아가며 사줬었죠. 저는 그중에서도 음료를 담당해서, 주로 점심을 먹고나면, 신입에게 항상... 아니고  ... 3회정도? 음료를 사주곤 했습니다. 또한 집에 갈때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이 같아, 항상 신입에게 '회사생활 힘드냐, 괜찮냐' 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곤 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편한지,  3개월차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퇴근길에 항상 먼저 말을 건네지 않아도 '오늘의 푸념, 실수, 저는  이러는걸까요' 같은 썰을 항상 저에게 풀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때와 다름없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신입이 갑자기

 

  "하나씨, 오늘 저랑 카페에 가서 이야기 조금  하시면 안되나요?"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그날도, 신입은, 엄청나게, 까였기, 때문에,

 

  "그래요. 오늘 희수 많이 힘드셨으니까,  먹으면서 이야기 할까요?"

 

  하고 위로도 해줄겸, 근처 맛있는 밥집을 찾아갔습니다. 사실 저는 회사에서 멀리 살고, 신입은 버스로 20분거리에 살기때문에 제가 ...진않고, 여튼 신입이 저를 이끌어 맛있는 곳을 데리고 갔습니다.

 

  도착한 곳은 한정식 집이었는데, 제가 한식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마 그곳으로 저를 데리고 간것 같습니다. 저는 물론, 신입이 먹고 싶은걸 사주겠다고 했는데, . 선임이 그런 말을 하면, 신입입장에서는 당연한.... 안내였겠지요.. 지금 생각하면, ... 한식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그전에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여튼, 안내를 해줘서 맛있는 한정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먹다가 잠깐 생각해보니, 신입은 카페.... 가서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하려고 했는데, 아마  덕분에 한정식 집을 가게 되어서 분위기상 그런 이야기를 못하게 되었던  같아, , 혹시 술을 마시냐고 묻고, 저는 절대로 술을 권하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술을 먹는데,  밑의 직원이 안마시겠다고 하면  웃긴거였네요. 하하, 하여튼, 저는 권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기위해 술을 시켰고, 신입은, 본인이 '이런 안주가 있으면 막걸리죠!'라고 하며, 막걸리를 시켰습니다.

 

  아, 다시 이때를 회상해보니, 막걸리를 제가 ''시켰기 때문에 저는 술을 권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신입이 술을 시켰었네요. 그래요. 저는 매우 열려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술을 권하지 않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신입이 시켰던게 A막걸리였습니다. 당연히 제가 사는걸로 되었기 때문에, 그냥  메뉴표에 있던 막걸리 중에서 가장 비싼걸 시켰던게 아닐까 싶지만, 한번 마셔보고는 너무 맛있다며, 저에게도 한잔 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시에 너무나도 배가 불렀기 때문에 맛만보고는 소주로 선회하였습니다. 물론 그때 막걸리 맛은 정말 좋았었습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며 하소연을 듣다보니, 신입도 스트레스가 풀렸는지,  뒤로도 가끔씩 저에게 막걸리를 사달라며, 조르기도 했습니다. 결국 저는 가끔씩 막걸리를 사다바치며, '신입아, 도망가지 말아주렴.' 하며 속으로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입은 A막걸리를 시켰고, 굳이  한정식집이 아니더라도, A막걸리가 파는 가게를 찾아 저를 데리고 가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는 소주였지만요.. 그러다보니 어느새 신입과 너무나도 친해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어느날은 막걸리를 마시다가 신입이 저한테 호감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전까지 정말로 단하나의 흑심이 없는 상태로, 신입은 너무나도 사촌 여동생 같은 직원이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그런 낌새..... 없었는데? 그래서 약간 속으로 남녀간의 무언가가 있었나? 라고 생각을 하다가 희수씨 얼굴을 보니, , 이건 그게 아니구나. 이건 남녀간의 무언가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술자리는 끝이 나고, 저는 잠깐... 아니.  많이 충격을 받고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넌지시 이야기해보니, 그동안 연애를 오랫동안 연애를 안해 소멸된 연애세포덕에 뷰웅... 아니, 심각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였던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희수씨는 저에게 시그널을 보내~ 지만, 저는 그냥

 

  '... 힘든갑다.. 제발, 도망은 가지말아줘.'

 

  라고만 받아 들였던  같습니다. 결국 저는 그로부터 ... 이틀 뒤에, 희수씨에게 막걸리를 마시러 가자며, A막걸리가 있는 곳으로 희수씨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 잘됐죠.

 

  하하하하!

 

  하지만,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신입들이 다시 들어오게 되었고, 저는 드디어 업무를 여유롭게 하게 되어 좋았지만, 윗사람들 눈은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성과는 똑같은데, 아니, 인원을 보충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보충한 만큼의 성과를 내라고 닦달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전이 비정상이었고, 이제 정상으로 되돌아온  뿐이었는데, 그런 회사의 태도에 결국 많은 사람들이 지쳐 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저도 남아서 버티다, 그동안 있었던 좋은 사람들이 떠나가니, 계속해서 회의감만 들게 되더군요. 그러던 도중, 저는  기업에서 이직제의를 받고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거리도 멀어지고, 새로운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때문에 매일매일이 바빠, 같이 있을 시간도 많이 부족해져서 자연스럽게 희수씨와 멀어지며,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번회사에서  프로젝트가 끝나고, 고생한 팀원들과 함께 소소하게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처음가보는 술집에서 메뉴를 고르고있었는데, 주류에서 A막걸리가 눈에 보이더군요.

 

 

 

  A막걸리

 

 

 

  순간 멍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오래간만에, 소주를 뒤로 한체, A막걸리를 시켜 그녀가 마셨던 것처럼  들이켰습니다.

 

  맛있더라구요.

 

  왜 그녀가  술을 좋아했는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