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RomanticPanic
나는 어느 춥디 추운 겨울의 초입에 태어난 아이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나는 언제나 겨울을 사랑했고, 하얗게 변한 세상을 좋아했다. 겨울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나는 겨울에 수많은 걸음들을 내딛었다. 하지만 반대로 뜨겁디 뜨거운 여름이 오면, 한번씩 심하게 앓아 눕기도 했다. 여름만 되면 이상하게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고, 어느새 그것들이 녹이고 녹여, 겉으로 단단하게 감싼 나의 마음까지 녹여, 바깥세상으로 조금씩 흘러 나올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런 여름을 싫어했고, 그런 열기들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그래서 오히려 추운게 나았다. 나는 추울 때마다 옷을 한겹씩 껴입었고, 조금더 추워진다 싶으면 온몸에 바깥과의 벽을 한두개씩 더 세우곤 했다. 그렇게 지내다보면, ..